8살, 단 둘이서만 가지는 소중한 것들
8살을 맞이하는 날의 아침. 로라는 침대에서 눈을 뜨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의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스를 흔들어 깨웠다.
"아스, 아스! 얼른 일어나!"
계속 흔들려서 잠에서 깨어난 아스는 주변을 비몽사몽 한 눈을 손으로 비비며 일어나고는 로라를 바라보았다.
"로라... 왠일로 일찍 일어났어...?"
아스는 고개를 갸웃을 했다. 아스가 의문을 가지는 게 당연했다. 로라는 언제나 아스보다 늦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하고 생각을 하던 아스는 아! 하고 작게 소리를 내며 로라를 바로 보았다.
"그날이야?"
"응! 그날이야!"
그러고는 둘은 동시에 외쳤다.
""우리들의 생일!!""
둘은 마주보고서는 꺄르륵 웃었다. 그러고는 로라는 잠자리에서 나와서는 기지개를 쭉- 켰다.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흡사 고양이가 기지개를 하는 모습이라고 아스가 중얼거리고는 자신도 나와서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서는 방문을 열어 문 앞의 시종들에게 준비해 달라고 했다. 시종들은 얼른 둘을 세수하게 하고 옷을 갈아입는 걸 도와준 뒤 가볍게 머리를 가볍게 만져 단정하게 정리를 해준 뒤 뒤로 물러섰다. 정리가 된 머리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는 로라는 아스에게 손을 내밀었고 아스는 그 손을 잡았다. 둘은 문을 열고 나가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동시에 인사를 하는 둘을 부부는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잤니? 우리 장난꾸러기들. 오늘 생일 축하한단다-"
"로라와 아스 두사람 생일 축하한다. 자리에 앉아서 아침을 먹자구나. 오늘은 너희가 좋아하는 것들로 준비했다."
로라와 아스는 신난 듯 와!! 하고 외친 뒤 둘은 바로 자리에 앉아서 수저를 들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가 끝나고 후식을 먹고 있을 때 부부는 로라와 아스에게 생일선물로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니?라고 물어보았다. 쌍둥이 둘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 마주 보았다가 부모님을 보고서 방긋 웃었다.
"있어요! 엄마! 저 아스랑 같이 반지 맞추고 싶어요! 반지! 소중히 여기는 그런 거요! 음- 그리고 저희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액세서리 같은 것도요!"
로라는 신이 난 듯 자신의 제일 예쁜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푸른 보석 안을 반짝 빛내며 말했다. 로라의 옆에 앉아있던 아스 또한 마찬가지로 자신의 녹색의 보석 안을 반짝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부부는 그런 두 아이를 번갈아 보고서는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하셨다. 둘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앉은 자세에서 큰 소리로 만세!! 하고 외치며 두 팔을 위로 올렸다가 지적을 받고 바로 팔을 내렸지만 너무 신나 웃음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 둘을 보고서는 부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보며 미소 지었다.
"그래, 마침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할까 하고 있었단다. 부모인 우리 둘이 보아도 너희 두 사람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으니깐. 그래서 이걸로 우리 장난꾸러기들은 장난을 치는 거 같지만 말이지?"
웃으며 한 엄마의 말에 쌍둥이는 베시시- 하고서 웃으며 시선을 슬쩍 다른 곳의 허공으로 돌렸다. 그런 둘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반지는 엄마 아빠가 좋은 디자인으로 골라서 만들어줄게. 쌍둥이끼리 맞추는 물건은 좋지. 그러니 너희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액세서리는 너희가 찾으렴. 어떠니?"
"좋아요!"
"그럴게요."
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고서는 후식을 마저 다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 방에 돌아와서 문이 닫히자마자 둘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좋아 아스! 우리 무슨 액세서리로 구분을 할까?"
"글쎄... 눈에 잘 보이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눈에 잘 보이는 거? 음- 그러면 머리 장식 일려나?"
"머리 장식이지."
둘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키득키득거리면서 웃었다. 그렇게 웃고 난 뒤 둘은 머리를 맞대고서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있지, 있지! 아스- 리본 어때? 귀여울 거야!"
"그것보다는 로라, 우리 둘의 눈 색을 닮은 보석의 장식은 어떨까."
"음- 예쁘긴 한데 우리 둘의 눈이 더 예뻐서 티가 안 날걸?"
"그런 거야?"
"응, 그런 거야!"
"그럼 어느 걸로 하지?"
"글쎄-.."
고개를 갸웃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로라는 어느 한 곳에서 시선을 멈추고는 그곳으로 걸어갔다. 로라가 걸어간 곳은 책장이었다. 책장에서 고민도 하지 않고 단번에 하나를 꺼내고서는 총총- 걸으면서 아스가 있는 곳으로 바로 왔다. 그러고는 자신이 꺼낸 책을 아스의 눈 앞에 보여주고는 웃었다.
"뭐야 로라? 세계... 꽃말 사.. 전...?"
"응! 꽃말 사전이야! 오빠가 나 요즘에 꽃에 관심이 많고 꽃말도 궁금해한다고 말하니깐 보내준 거 있지? 그러니깐 음- 여기 꽃을 보면서 괜찮은 뜻으로 장식 하자!"
"꽃말로?... 좋은 생각인 거 같아 로라. 그럼 우리 둘이 만족할 만한 꽃말을 찾자."
"좋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둘은 같이 책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꽃말과 꽃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스, 이거 어때? 백합인데. 변함없는 사랑. 순결이라는 뜻 이래!"
"그것보다 로라 이건 어떨까? 우리 외가랑 어울리는 장미야."
"음- 그것보다는 이건?"
"아니야, 이게 나을 거 같아."
"난 이게 더 좋은데?"
"로라... 우리 이렇게 하다가는 못 정할 거 같아."
"그러게-... 어떻게 하지? 무슨 꽃으로 할까... 어?"
"? 왜 그래 로라?"
무슨 꽃으로 할지 책을 뒤적이다가 지친 로라가 창밖의 정원을 보다가 어? 소리를 내니 아스는 고개를 갸웃하며 로라를 보았다. 로라는 그런 아스에게 저기를 보라며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로라가 가리키는 곳을 아스는 시선을 돌려 보았다. 그곳에는 꽃들이 에쁘게 피어져 있는 화단이었는데 거기에는 딱 한 종류의 꽃만 피어있었다.
"저거- 무슨 꽃이었지 아스?"
"뭐였지... 내가 기억하기에는 아-... 아 뭐였는데."
"아-... 아... 아! 아네모네!"
"맞아, 아네모네였어..!"
기억해낸 것이 기쁘다는 듯이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책을 다시 한번 뒤적였다. 아네모네의 꽃말을 찾기 위해서. 둘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찾아서 기쁜 마음으로 아네모네의 꽃말을 소리 내서 읽었다.
"그러니깐- 아네모네의 꽃말은 배신, 속절없는 사랑.... 너무 슬픈 꽃말이다. 꽃은 정말 예쁜데... 안 그래 아스?"
"응, 꽃은 정말 예쁜데... 어떻게 할래? 이걸로 할까? 아니면 더 찾을까?"
"으음- 모르겠어. 꽃은 정말 에쁜데-"
"맞아 예쁘지."
"그냥 할까? 꽃말은 꽃말이니깐!"
"꽃말은 꽃말이긴 하지. 그럼 그럴까?"
"그러자~!"
"그래. 그럼 엄마, 아빠에게 말씀드리러 가자."
"좋아!"
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로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로라는 그 손을 웃으며 잡고서는 자리에 일어나 사이좋게 방을 나와 부모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서 하고 싶은 장식과 이렇게 하고 싶다고 말을 전했다.
"그러니깐- 아네모네라는 꽃을 마법으로 시들지 않게 하고서 머리 장식으로 하고 싶다-... 이 말인 거니? 그리고 색은 서로의 눈 색으로 바꿔서 한다는 거고?"
"네!"
"맞아요."
부부는 아이들을 보며 잠시 고민을 하는 표정을 지었다가 빠르게 지우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서 결정한 거니. 그렇게 하렴."
아빠의 말에 둘은 아침식사 때처럼 소리를 지르며 두 팔을 위로 올렸다가 이번에도 지적을 받고서 팔을 내리고서는 차분해졌다.
이렇게 해서 로라와 아스는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머리 장식으로 아네모네를 했다. 아네모네의 색은 로라는 아스의 눈 색인 초록색의 아네모네를. 아스는 로라의 눈 색인 파란색 아네모네를 말이다. 둘은 신나 하며 머리에 꽂았다. 머리장식을 정하고 난 뒤 며칠 후에는 부모님의 생일 선물인 반지가 도착했다. 반지는 로즈골드색이었다. 둘은 반지를 서로 끼고서 서로에게 보여주고는 꺄르륵 웃었다. 둘의 반지 안에는 무언가가 써져 있었는데. 로라의 반지 안에는 아스의 이름이. 아스의 반지 안에는 로라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둘은 부모님에게 감사합니다! 하고 동시에 말하며 인사를 했다. 그렇게 둘은 행복한 생일을 보냈다.
-후의 에피소드-
둘이 반지와 머리장식을 맞춘 지 몇 달이 지난 후 첫째인 베리가 방학을 맞이해서 집으로 왔을 때 쌍둥이는 베리에게 우리 둘이 이거 맞췄다! 하고 자랑을 했다. 그때 그것을 본 베리의 표정은 마치 배신을 당한 사람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바로 둘이서만 맞춘 것을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보며 삐져버려서 쌍둥이는 베리가 집에 있는 방학 기간 동안 삐진 거를 달래주느라 고생이었다고-...